햄버거 하나 먹는 일 — 누군가에겐 10분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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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햄버거 하나 먹는 일 — 누군가에겐 10분이 걸립니다

by accesslog 2026. 6. 28.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큰 고비가 되기도 합니다. 자료와 당사자분들이 남긴 글에서, 그런 순간들을 몇 가지 옮겨 적어 봅니다. 제가 겪은 일은 아니고, 읽으며 알게 된 이야기들입니다.

햄버거 하나 먹는 일

키오스크로 햄버거를 시키는 데 보통은 1분이 안 걸립니다. 그런데 어떤 시각장애인에게는 같은 일이 10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화면에 얼굴을 바짝 대고, 매장을 이리저리 더듬으면서요.

한 마디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 "시간이 걸리면 뒷사람에게 눈치가 보였다." 못 먹는 것보다, 먹는 동안 미안해야 한다는 게요. 한 조사에서는 어느 동네의 키오스크 매장 17곳 중, 시각장애인이 음성으로 주문을 마칠 수 있는 곳이 딱 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웹진의 어느 글 제목이 이걸 잘 담고 있었습니다 — "장애인도 빅맥이 먹고 싶다."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라, 그냥 햄버거 하나입니다.

전화 한 통이 어려울 때

어떤 청각장애인에게는 전화 한 통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병원 예약이나 관공서 문의처럼 "전화로만 되는 일"이 아직 많으니까요. 그래서 문자나 이메일로 대신하는데, 그게 안 되는 곳에서 막힙니다. 마스크를 다 쓰던 시절엔 입 모양조차 보기 어려워 더 힘들었다고 하고요.

믿을 곳이 필요했다는 말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 물은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한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 "진단을 받고 나서, 믿을 만한 정보를 한곳에서 알려 주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부모가 아플 때 잠깐 맡길 곳이 없다", "갈 수 있는 곳이 마땅찮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정보가 아주 없어서가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어느 게 맞는지 알기 어려워서 가족이 헤맨다는 뜻이었습니다.

외출이 큰일이 될 때

휠체어를 타는 분들의 글에서는, 우리에겐 사소한 것들이 종종 처럼 보였습니다. 작은 턱 하나가 그렇고, 저상버스를 불러도 정류장에서 멀리 서서 리프트가 닿지 않거나, 한참을 기다려 겨우 타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에게 외출은 시간과 체력, 마음까지 쓰는 일이 됩니다. 식당이나 카페는 입구에서 막히고, 가장 신경 쓰이는 건 화장실이라고요. 그래서 점점 밖에 덜 나가게 되고, 거리에서 덜 보이게 됩니다.

비슷한 결의 이야기들

네 가지 이야기에는 닮은 데가 있었습니다. 법은 거의 다 있다는 것이요. 키오스크도, 앱도, 이동도, 쉬운 정보도 어딘가엔 적혀 있습니다. 다만 체감까지는 아직 멀더군요. 불편하면 덜 나가게 되고, 덜 보이면 사람들은 별일 없는 줄 압니다. 그렇게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짧은 마음 한 줄

저는 이 벽들을 매일 마주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남의 어려움을 가볍게 옮기는 건 아닐까, 적는 내내 조심스러웠습니다. 동정하려는 게 아니라, 햄버거 하나 먹는 일, 버스 한 번 타는 일이 누구에게나 그냥 당연한 일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적었습니다.

혹시, 들려주실 수 있다면

여기 적은 건 제가 자료로 읽은 것이라, 틀렸거나 빠진 데가 분명 있을 겁니다. 직접 겪으셨거나 곁에서 보신 분이라면, 가장 불편했던 순간 하나를 편하게 들려주세요. 댓글이나 이메일(ybkim.log@gmail.com), 익명도 좋습니다. 들려주신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조심스럽게 담겠습니다.

인용·참고: 국가인권위원회 웹진 '장애인도 빅맥이 먹고 싶다', 성균관대학보 키오스크 기획, 한국일보 발달장애 가족 기획, 오마이뉴스·시사IN 이동권 보도 (2020~2026). 인용한 표현은 당사자·취재의 말이며, 잘못 옮겨진 부분이 있으면 알려 주시면 바로잡겠습니다.